" 휴대전화 메모장에 저장된 문장들이 한 편의 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지만, 멜로디가 부여된 노래 가사처럼 비교적 쉽게 시의 언어들을 쏟아내게 되는 날이 있다. 주로 고민되고 상처 되고 지치게 되는 시간 속에서였다. 산책을 하며 사유를 하고, 나를 누르는 다양한 감정들이 과연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다 보면, 오롯이 내 것이 되는 언어들을 만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시간은, 시를 쓰는 창작활동 이전에 치유와 지혜를 모색하게 되는 의미 있는 관념들로 채워지곤 했다."
친밀한 균열에게
목차
시작하며 _6
part 1
아사투르 _16
그들은 라벤더를 입는다 _18
새삼, 신뢰 _20
믿음이 생기고 _22
조용히 시끄러워지는 법 _25
심연 _27
에밀리와 펫맨의 상관관계_29
나비무덤 _32
조명 _37
서클 _39
part 2
아스틸베; 안식 _42
개미 피하기 연습 _44
벨리즈로부터 _46
친밀한 균열에게 _48
선 긋기 연습 _50
종교 _53
[뜻밖에]휴식 _54
리얼리 린 _56
눈썹이 무거운 날 _59
거미를 찍는 사람을 보았는데 _61
part 3
괜찮아 _64
연말의 힘 _66
누군가 사랑한 밤 _68
만취자 _70
남아있는 것들 _72
길의 끝에서 _75
지상 최대의 눈빛 쇼 _76
끝의 밤 _78
놓치다 _80
민트의 기억 _82
part 4
크리스마스만큼 기쁨이 내린다면 _86
눈 _87
헛소리 _90
이상한 시간 _93
냉골 침대 _95
새들이 지저귀는 한 비는 오지 않을 것이다 _97
왜냐면 _99
잃어버린 사람 _101
part 5
생각나는 밤 _104
나무되기 (슬픔의 목격 2) _106
그들이 모인 이유 _108
언제나 낯설 _111
애타고 애매하게 _114
고마워요 _115
불빛, 그리고 사라지는 것들 _117
눈물 세수 _119
기억할 권리 _121
「괜찮아」
풍선껌을 씹으며
무협 만화에 빠져 사는
제이가
‘이미 과거니까 다 괜찮아. 지나간 건 다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누구에겐 괜찮지도 않을 이 말에,
나는 끊임없이 파스텔 색으로 덧칠을 하며
빨간약을 혀 아래 감춰두고 묵혀두며
아플 때마다 상처에 덧바르고 덧바른다
중첩된 단색 파스텔에
재의 빛깔이 돌기 시작하자
나는,
누군가에는 불편할지도 모를
마법의 주문을 제이에게 도로 꺼내와
그것이 정말 새 것인 양 연극을 하고
그렇게 다시 나에게 건넨 한 마디를, 질겅질겅
씹어대며 맘껏 단물을 게워내는 중이다
저자 권지혜
문학의 장르는 다양하지만 글쓰기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하며 시와 소설, 희곡을 써왔고, 소설로 [동서문학상 맥심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