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활동하는 이용철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일반시 64편과 디카시 65편으로 엮었다. 제1부 울지 않는 새(디카시 21편), 제2부 청어 굽는 소년(일반시 21편), 제3부 공부하지 맙시다(디카시 22편), 제4부 청사포 우체국(일반시 21편), 제5부 부킹으로 먹고 살았습니다(디카시 22편), 제6부 자작나무 편지(일반시 22편)이다. 청사포에는 역이 없다. 기차 소리만 지나간다. 해무로 뒤덮인 철로에 함박눈이 내린다. 소년은 청어를 굽니다. 상처를 뒤집는다. 함박눈이 내리는 골목에 청어 굽는 냄새가 퍼진다. 골목엔 발걸음 소리 들리지 않는다. 소년의 눈과 가슴으로 세상을 보고 느낀다. 외길 인생 삼십 년, 부킹으로 먹고살았다. 이 말에 가슴이 아프게 저렸다. 살아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외롭지만 거룩한 마라톤이다. 소년처럼 호기심을 잃지 않고 배우고 행동하며 나아간다.
집현전 학자처럼 공부하고, 만화 주인공처럼 살기를 바란다. 함께하는 여행은 짧다. 절벽 끝에서 뛰어내릴 때가 있어도 간절하면 날개가 돋을 것이다. 도시, 히말라야 언덕에 나부끼는 '타르초' 앞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마스테' 서로 인사합니다. 하루하루, 순례길 위에서 부엔 카미노(Buen Camino)!
차례
시인의 말 ∙ 4
제1부
울지 않는 새
디카시
당신인가요 14
발이 부었네 15
반달 16
가을 혼자 17
막내 생각 18
부부 19
구리반지 20
서울의 달 21
꽃같이 별처럼 22
울지 않는 새 23
샘물 마르면 24
저물녘 25
다락방 26
달마중하다 27
옥탑방 28
청사포에 가면 29
고래의 눈물 30
겉 31
식구잖아 32
어떻게 죽을까? 33
흐려지다 34
제2부
청어 굽는 소년
일반시
청어구이 36
나무처럼 37
풍경 소리 38
나분이 마을 39
바람으로 떠돌다 40
베다 41
열다섯 소년 42
산짐승처럼 43
통곡의 나무 44
꽃씨, 날려가다 45
은어 튀김 46
아버지 말씀 47
이로제履露濟 48
이음 49
도꾸 50
늘보 51
악어 키우기 52
다래꽃 53
자연사가 아니라 54
잊는 법 55
초승달 56
제3부
공부하지 맙시다
디카시
공부하지 맙시다 58
눈물 흘리세요 59
사막 언덕 60
감.사.하. 61
겨울 뼈 62
꼭두각시 63
어깨동무 64
다시 65
밑받침 66
벗은 버리지 않는다 67
동지 68
이름도 없이 69
디딤돌 70
삐딱해라 71
맨발 72
무음 73
독거獨居 74
못 본 척 75
찬란한 꽃 76
살면서 깨닫지 못한 77
이파리 한 장 78
흙은 힘이 세다 79
제4부
청사포 우체국
일반시
청사포 우체국 82
풍금 역驛 83
부산포 그 후 84
동래읍성 별빛 아래 85
수영성 느티나무 86
북장대 87
갈모산방 88
도시에 낙타가 산다 89
뿌리 90
빼다 91
사원寺院 92
새벽 민락항 93
상대성 올무 94
연꽃 섬 95
신의 음성 96
소리 공양 97
잡어雜漁 98
캄사합니다 99
오월의 울음 100
옛날 선생 101
칼 들어갑니다 102
제5부
부킹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디카시
부킹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104
끼니 105
핵분열 106
영역 싸움 107
허리 굽혀 108
구두 한 짝 109
둥근 마음 110
마실 가요 111
길 위에서 112
담물 113
가을밤 114
갈 수 없는 곳 115
대명동 골목 116
아빠! 117
시작업詩作業 118
예일대 119
순장殉葬 120
울력하다 121
콩나물 세대 122
와불 님 123
화순 댁 124
늙은 제비 125
제6부
자작나무 편지
일반시
자작나무 편지 128
반가사유상 129
풀벌레처럼 130
이별 중입니다 131
백암산 고지 132
핏빛 갯벌 133
발해 농장 134
쇳꽃 136
창끝을 녹이다 137
껴묻거리 138
꽃살문 139
큰절 140
사람, 아름다웠던 141
두더지 토굴 142
다시 집에 오지 못할 것이다 143
언어의 끝 144
마블링 145
완경完經 146
기절 노트 147
만년필 도둑 148
종점에서 149
화장火葬 150
출판사 서평 | 『청사포 驛』, 이용철 시집
기차는 서지 않는다. 청사포에는 역이 없다. 그러나 이 시집은 분명히, 한 번쯤 머물러야 할 마음의 역이다. 부산의 바람을 안고 살아온 시인 이용철의 세 번째 시집, 『청사포 驛』은 아득한 해무 속 철길 위를 지나가는 기차 소리처럼 기억의 폐곡선을 통과하는 소년의 울림을 안고 온다.
여섯 개의 부를 따라, 시인은 조용히 상처를 뒤집는다. 불빛 하나 새어 나오지 않는 골목에서 청어를 굽는 소년이 있다. 그 냄새는 시간의 살갗에 스며들고,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발걸음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이 시집엔 울지 않는 새가 날아들고, 공부하지 않는 자들의 혁명 같은 웃음이 깃든다.
디카시의 짧은 숨결이, 일반시의 오래된 체온과 맞물려 하루를 살고, 하루를 기다리며 걷는 이들을 위로한다. “부킹으로 먹고살았다”는 문장에서 우리는 울지 않고 웃는, 그러나 웃음 속에 꾹 감춘 삶의 진실을 본다. 인생은 장대한 고독의 마라톤이고, 시인은 순례자의 걸음으로 그 길을 걸었다. 벼랑 끝에서 날개를 펴는 순간을 믿으며. 이 시집은 말한다. 살아가는 일이 상처와 같은 것이라면, 그 상처에 함박눈처럼 내리는 한 줄기의 시가 얼어붙은 마음의 골목을 녹일 수 있다고. 『청사포 驛』은 하나의 노래다. 누군가는 집현전 학자처럼 공부하고, 누군가는 만화 주인공처럼 살아내는 세계의, 그 경계에서 피어난 청어 냄새 나는, 따뜻한 노래.
이 시집은 길 위에서 만나는 타르초의 바람처럼, “나마스테” 하고 서로 인사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부엔 카미노. 좋은 길이 되기를. 이 시집이 당신의 작은 역이 되기를.
— 출판사 이로제 드림
이용철 작가 (사진)
시인, 수필가, 평론도 쓴다. ‘문무일체文武一體, 文과 武가 원융圓融하여 화평和平의 세상을 꿈꾼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교육학과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를 수료했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교감을 역임했고, 대학에서 강사로 학생을 가르쳤다.
만년필과 노트, 자전거와 카메라, 칼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집현전 학자처럼 공부하고 만화 주인공처럼 살고 싶다. <이로제인문학공동체>를 만들어, 詩와 에세이, 글쓰기 배우고 가르치며, <이로제 출판사>에서 책을 만든다. 인문학 강의를 한다. 시골 마을이나 노인요양원, 장애인 시설에서 노래 봉사를 한다.
(사)부산문인협회 부회장, 새부산시인협회 부회장, 부산수필문인협회 이사, 청옥문학회 부회장, 부산수영구문인회 고문, ‘시가 있는 부산’과 ‘디카시 부산’ 회장으로 봉사한다. 주간 한국문학신문 기자로 활동한다. 부산시단 작가상, 제6회 김어수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부산수필문인협회 작품상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늑대가 그립다』『학여울 풍경』『청사포 驛』이 있고, 수필집으로, 『바람이 그린 풍경』(공저) 『바람난 무지개』(공저)가 있다. 대학교재로, 『학교경영컨설팅』 『교직실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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