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뒷편의 고기 냉장실.
빠르게 움직이는 손끝 사이로
묵묵히 지나온 시간이 있습니다.
말없이 견뎌야 했던 마음을 천천히 꺼내어
열다섯 편의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소리 내지 못했던 감정들,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한 하루들.
이 책이 당신의 바쁜 일상 틈에
조용히 머무는 숨결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서문
1화. 빠르다는 건 감정을 감추는 일이었다
2화. 빠르다는 건, 혼자라는 또 다른 말이었다
3화. 정확함과 외로움 사이
4화. 고기보다 무거운 것들에 대하여
5화.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6화. 사람은, 넘어졌을 때 안다
7화. 말없이 일하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구조
8화. 아직도 아프다
9화. 소금 한 줌, 마음 한 스푼
10화. 조용한 무너짐, 조용한 회복
11화. 스무 해의 마음, 그리고 조용한 건넴
12화. 눈을 감고, 마음으로 본다
13화. 다시 돌아온 자리, 혼자가 아니었다
14화. 작품 한 점, 마음 한 줌
15화. 조용한 화해, 말 없는 손길
> 아무도 보지 않는 냉장실 안,
가장 낮고 어두운 자리에서 조용히 살아낸 하루들이 있다.
그 하루들을 지나며 쌓은 손끝의 기억과 마음의 결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오늘도 빠르다, 그래서 혼자다』는
소란한 세계 속 묵묵한 존재가 써 내려간,
조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위로의 문장들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노동을, 감정을, 그리고 하루를
처음으로 ‘들여다보는’ 경험이 된다.
>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무게를 맞추는 일.
오래도록 반복해온 노동 속에서도
나는 마음의 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고기의 결을 읽는 손끝으로,
삶의 결도 함께 써 내려갑니다.
‘은날’은 그런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도
느리고 단단한 마음을 지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