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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지은이 : 하재열
출간일 : 2025-10-31
ISBN : 9791139042283
판매가 : 10,000원
포멧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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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는 살면서 부닥치는 세상사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에세이로 풀어낸 글입니다. 글 내용의 성향이나 분야에 따라 6개 장으로 구분하고 전체 52편의 작품을 수록했습니다. 장별로 소제목을 붙여 글의 정감을 독자가 쉬 분별하며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표제작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는 살아야 하는 욕심에 끌려 헛짚고 헛걸음하면서 살지만, 이를 통해 되레 깊은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 아니냐는 사색의 너울입니다. 전체 작품도 소재는 다르지만, 희로애락의 삶의 조각을 이러한 시각에서 독자와 함께 살펴보며 생각 한번 더해보는 틈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앞표지 그림은 발바닥입니다. 중간 아래쪽은 땅을 의미하는 붉은 자주색이고 위쪽은 하늘을 의미하는 푸른색입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헛짚고 헛걸음하며 살다가 끝내는 길(선)을 따라 하늘(죽음)로 올라간다는 뜻을 이미지화한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앞표지와 뒤표지, 본문 간지의 글을 소개합니다. 개별 작품에서 인용한 글 모음입니다.

1. 앞표지
나루터 가는 강둑길은 내 숨소리의 연원을 찾아보는 길이기도 하다. 부질없이 시간의 끝을 문질러 해가 바뀌었다며 우기는 그 새해에도 내‘살아 있음’의 우연, 그걸 버텨내려 강기슭을 오르내릴지니. - 〈나루터 가는 길〉

2. 뒤표지
봄 바다가 엮고 있는 까마득히 묵은 이야기들이 왠지 편하다. 인간은 이렇게 누천년 귀신을 부르고 해와 달을 부르며 사는 길을 찾아온 것 아닌가. - 〈봄날에 길치가 되어〉

산허리의 봄바람처럼 지나가는 생이 때로는 허망해 저세상에 물음을 던져 삿대질하는, 시간에 묻힌 껴묻거리다. 산 내려와 잡은 막걸리 한잔에 몽롱해진 이 세상이 그래도 좋다. - 〈껴묻거리〉

흩날리는 잎의 군무에 나는 속절없이 자꾸 내가 누구인지 곱씹는다. 이 아주머니도 그 비구니도 나도 조락의 계절 앞에 말로는 하지 못할 삶의 기도를 하는 것인가. 나를 비질해 쓸어갈 바람도 이윽고 불어오리라. 다시 수레가 내 앞을 묵연히 지나간다. 날리는 잎은 이승을 구르는 내 춤이요 끝내는 서러움이다. -〈 비질하는 날에〉

3. 본문의 간지
어쩌면 나날이 헛짚고 헛걸음하는 틈이 있어 되레 살아내게 되니 그게 좋다. 날리는 벚꽃에 그냥 덩실대었으니 좋다. -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텅 비어 시원해야 할 앙상한 겨울 숲길이 갑갑하다. 허깨비가 차지한 세상의 봄은 어떻게 오려는가. 알게 모르게 해코지를 당하는 내 밥그릇을 매만지고 있다. - 〈겨울 허깨비〉

어느 장르도 떠난 독자를 붙들기엔 역부족의 시대 상황이 아리다. 품바의 곤한 외침 같다. 그래도 내 글을 흔들어 문학 장터의 웅성거림을 붙잡아보려는 간절함이 크다. -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보이저 1호가 해왕성을 지난 뒤 뒤돌아보며 태양계를 찍은 그 사진의 한 점 별을 보았는가. 칼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으로 부른 지구를. 그 점을 벗으나 인간의 희로애락도, 천상 천하도 없다. 경이롭고 허무하지만 그렇다. - 〈가랑잎 소리 너머로〉

사는 길이 그믐달 밤 벼랑길이다. 세상은 어찌 될 건가. 그렇게 사람 앞에 잘 나서던 신은 왜 귀띔도 안 해주는 건가? - 〈아가씨 복 받을 것이오〉


목차

1장 어드메에 – 15편
봄꽃 앓이 12
나무 구멍의 봄 16
비질하는 날에 21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25
밥해야 돼 31
물건 버리며 35
붉은 손 39
뭐가 이카노 45
살구피리 50
끝말잇기, 생각잇기 54
똥자루가 되는 건가 58
겨울 강 62
탑 노래 67
팥죽 벽화 72
등잔불 78

2장 바람에 서다 - 7편
겨울 허깨비 84
오래 살려 하니 그렇지 88
대왕님과 장군님 93
또 파헤친다 98
해루질 놀음 103
내 지갑이 먼전데 107
외길 몽夢 113

3장 글이 글로 가라사대 - 6편
대구사람답게 하네 119
말 딱지 붙이기 124
쓰다가 부대껴 128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134
어느 문학인가? 139
작가인가 놀가인가 149

4장 빛살에 묻다 - 10편
금장金藏 넋대 154
가랑잎 소리 너머로 159
껴묻거리 164
바람에 걸린 다리 171
밥 주는데요 178
달 따러 가는 건가 183
엎어진 마애불 188
천상天上에 오른 나비 194
좀 비키거라 201
해골 집 앞에서 208

5장 죽고, 살고 - 5편
아가씨, 복 받을 것이오 214
가면무도회 216
달안개 221
해기둥 225
종이비행기 날리며 228

6장 길 가다가 - 9편
S자가 뭐길래 233
산녀山女 239
실시간 예약 247
검은 산길을 타고 253
길 소리 262
나루터 가는 길 266
봄날에 길치가 되어 272
곶자왈 277
심곡深谷으로 가는 열차 284

책리뷰

이 책 《나날이 헛걸음이라 좋다》 의 글은 수필입니다. 달리 말하면 에세이 입니다.
살면서 겪는 세상일이 참 많습니다. 분주한 일상에 떠밀려 생각하지 못하고 흘려보내고 마는 일이나 사건에 대해 눈길을 던져 다시 뒤돌아 보는 시간을 만들어 봅니다. 삶은 늘 흔들립니다. 욕망에 붙잡혀 때로 헛짚고 헛걸음 하면서도 우리는 웃고, 울고 하며 길을 찾아갑니다. 6개 챕터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살다가 문득, '나는 뭐지? 어디에 있는 거야? 뭐하고 있는 거지?'라고 밀려오는 물음에 나름의 답을 쓰보려 했습니다.
삶을 둘러싼 억지스러운 세상 일에 돌팔매 같은 말도 던집니다.
글을 쓰면서 겪은 '문학의 있음'에 대한 갈등의 물음도 던져 봅니다.
역사가 아로 새겨진 현장을 더듬으며 장구한 시간을 물고 살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찾아보려 합니다.
코로나 역병의 시절을 겪으며 삶과 죽음의 공포에 직면했던 고뇌의 편린들을 적어 봅니다
여행하다가, 길을 가다가 마주친 일에 관한 정감을 적으며 사는 일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처럼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일에 눈 감지 않는 작가의 말걸기에 모두가 고개를 한번씩 끄덕여 주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저자소개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구시청에서 일했고 2010년에 퇴직을 했습니다. 일선 관서를 거쳐 대구시의 경제국 국제교류담당 사무관, 기획관리실 기획담당 사무관, 경제정책과장, 대구시의회 건설환경 전문위원, 대구도시철도공사 전무이사를 역임했습니다. 틈틈이 맡은 일을 기록하며 글을 썼습니다만, 퇴직 후에야 쓰고 싶었던 문학의 글,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에 《수필과비평》문예지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대구문인협회, 영남대천마문인협회 회원으로 문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대구문인협회 수필분과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영남대천마문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신곡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수필집 《거꾸로 도는 건 누구일까?》(2015)
《밥그릇 춤》(2018) -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지원 출간
수필선집《나 몇 살이라 해야 하지?》(2022) - 현대수필가 100인 선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