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봤자 소용없네.”
혼자 조용히 술잔을 기우리던 그는 갑자기 바의 문을 열고 나타난 관리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절망감에 어깨를 늘어뜨렸다. 관리자와 함께 들어 온 험상궂은 사내 둘은 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침묵을 지킨 채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지켜보았다.
“이젠 제발 내버려 두세요. 저도 할 만큼 해드렸잖아요.”
관리자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는 잠시 말이 없다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제 누가 자네를 대신하지?”
“내가 알 바 아니죠. 난 이제 내 인생을 살 거니까.”
관리자는 한숨처럼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담배 연기가 허공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이
불빛 속에서 선명하게 보였다. 그가 말했다.
“이게 자네 인생이야. 자네 운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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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지만 이제라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려고 합니다. 겨우 한 편 끝내고 현재는 두 번째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