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건 아주 작은 소리 속에 있단다
세상 모든 것이 잠든 깊은 밤, 달빛이 비추는 무지개 언덕에는 특별한 비밀을 가진 친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주인공 '눈송이'는 세상에서 가장 하얗고 폭신한 털을 가졌지만, 고민이 하나 있어요. 바로 남들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길게 자라난 귀였죠. 깡충 뛸 때마다 귀가 발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고, 눈송이는 그런 자신이 가끔은 미웠답니다. "내 귀는 왜 이렇게 거추장스러울까?"라며 말이에요.
하지만 눈송이 곁에는 든든한 대장님 성연이와 미소가 예쁜 세연이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알고 있었거든요. 눈송이의 긴 귀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가장 먼저 듣기 위해 하늘이 내려준 '마법의 안테나'라는 사실을요.
이제 이 세 친구는 전설 속 보물이 숨겨진 신비로운 숲을 지나,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진 푸른 바다로 모험을 떠나려 합니다.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가냘픈 울음소리, 땅속에서 전해지는 물의 박동, 그리고 친구의 진심 어린 마음까지…. 눈송이의 긴 귀가 아니었다면 놓쳤을 소중한 것들을 찾아 떠나는 이 여정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조금 달라도 괜찮아. 그 다름이 너를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자, 이제 눈송이의 긴 귀를 쫑긋 세우고, 성연이와 세연이의 손을 잡으세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용감한 모험이 지금 시작됩니다!
프로로그
작가의 변
1 귀가 너무 길어요
My Ears are Too Long
2 숲속으로 떠나요
Let’s Go to the Forest
3 안개가 나타났어요
The Mist Appeared
4 소리를 잘 듣는 귀
Ears That Hear Well
5 아기 다람쥐를 찾았어요
We Found the Baby Squirrel
6 숲속의 갈림길
The Crossroads in the Forest
7 반짝이는 시냇물
The Sparkling Stream
8 흔들리는 다리
The Wobbly Bridge
9 마음으로 푸는 수수께끼
A Riddle of the Heart
10 무지개 폭포
The Rainbow Waterfall
11 동굴 속의 벽화
The Cave Paintings
12 빛나는 보석 꽃
The Glowing Jewel Flower
13 그림자 괴물
The Shadow Monster
14 황금 열쇠
The Golden Key
15 황금 문 앞에 서다
Standing Before the Golden Door
16 최고의 보물
The Greatest Treasure
17 집으로 돌아가는 길
The Way Back Home
18 마을 축제
The Village Festival
19 별밤의 약속
Promise Under the Starry Night
20 비 내리는 오후
A Rainy Afternoon
21 눈송이의 일기
Nunsongi’s Diary
22 무지개 언덕의 소풍
Picnic on Rainbow Hill
23 새로운 편지
A New Letter
24 바다를 향한 준비
Preparing for the Sea
25 항구에서의 출발
Departure from the Harbor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며
강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의 길을 걸어온 지 어느덧 37년이 되었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학습과 발달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설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하며 평생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 조용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힘은 정교한 시스템이나 화려한 기술 이전에, 마음을 울리는 ‘단 하나의 이야기’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동화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명확합니다. 평생 교육학자로 살며 목격한 안타까움 중 하나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다름’이 아닌 ‘틀림’이나 ‘부족함’으로 여기며 위축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인공 토끼 ‘눈송이’는 남들보다 유난히 긴 귀 때문에 매번 넘어지고 좌절합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흔히 겪는 콤플렉스나 단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육공학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학습자는 각기 다른 인지적 특성과 잠재력을 지닌 독립된 우주입니다. 눈송이의 귀가 결국 세상의 가장 낮은 소리까지 듣고 친구들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마법의 도구’가 되었듯, 아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긴 귀’는 세상을 향해 뻗어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이자 재능임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이 이야기를 종이책이 아닌 eBook이라는 디지털 매체로 구현한 것은, 37년 교육공학자로서의 마지막 고집이자 선물입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태블릿과 스크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나는 창(窓)입니다. 저는 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이 따뜻한 인문학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디즈니 픽사 스타일의 생동감 넘치는 3D 이미지들은 아이들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짧지만 깊은 문장들은 성연이와 세연이라는 친구들과의 연대를 통해 ‘함께’라는 가치를 가슴에 새겨줄 것입니다.
은퇴는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문장으로 넘어가는 쉼표라고 합니다. 37년의 학문적 여정을 뒤로하고 이제는 한 명의 할머니이자 이야기꾼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숲을 지나 바다로 향하는 모험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눈송이처럼 자신의 특별함을 사랑하게 되고, 성연이와 세연이처럼 곁에 있는 친구의 손을 기꺼이 잡아줄 줄 아는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평생 교육자로 살아온 저의 가장 행복했던 마지막 수업은, 바로 이 작은 동화책 한 권입니다.
2025년 12월 31일
저자 Leo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