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익숙한 길 위에서
낯선 골목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곳의 끝에는
작은 꽃집이 있을지도 모른다.
꽃집에는
이상한 꽃들이 있다.
어떤 꽃은 오래 잊고 있던 기억을 피워내고,
어떤 꽃은 말하지 못한 마음을 조용히 드러내며,
어떤 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을 다시 열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괜찮은 척도,
모르는 척도 할 수 없다.
이야기는 꽃집을 찾은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말을 잃어버린 소녀,
웃지 않는 남자,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한 순간에
멈춰버린 채 살아온 한 사람.
각자의 상처를 안고 찾아온 그곳에서,
모두는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지나간 시간을, 정말로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 소설은 상처를 지우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라지지 않는 감정을 안고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조용히 마음을 건드리고,
천천히 오래 남는 이야기.
《골목끝 꽃집》
그 골목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 길이 아니라,
아직 지나오지 못한 시간을
끝까지 마주하게 하는 길이다.
지금, 끝으로 걸어가 볼 시간이다.
프롤로그
1부. 골목의 끝에서
길을 잃은 날
지도에 없는 골목
골목 끝, 작은 꽃집
꽃집 앞의 고양이
처음 맡은 향기
이 꽃은 기억을 피워요
2부. 꽃이 보여주는 것들
첫 번째 손님
후회의 꽃
잊고 싶었던 장면
꽃잎 속의 시간
사라지지 않는 감정
다시 돌아온 이유
3부. 골목에 머무는 사람들
비 오는 날의 방문자
말을 하지 않는 소녀
웃지 않는 남자
서로 다른 상처
꽃집의 규칙
여기선 거짓말이 피어나지 않아요
4부. 꽃집의 비밀
꽃은 어디서 오는가
사라지는 꽃들
주인의 과거
골목의 시작과 끝
남겨진 한 송이
금지된 꽃
5부. 나의 이야기
내가 이곳에 온 이유
잊고 있었던 이름
마지막으로 피운 꽃
선택의 순간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에필로그
다시, 꽃이 피는 계절
어떤 이야기는, 읽는 동안보다 책을 덮은 뒤 더 오래 남는다. 《골목끝 꽃집》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이 소설은 특별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당기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순간을 조용히 꺼내 놓는다. 말하지 못했던 감정, 지나갔다고 믿었던 기억, 그리고 끝내 마주하지 못했던 시간까지. 골목 끝의 작은 꽃집. 그곳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각자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던 이야기를 불러내고, 독자가 스스로를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위로’에 있다. 그러나 그 위로는 쉽게 건네지지 않는다. 감정을 덮어주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두어 스스로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읽는 동안, 누군가는 잊고 있던 이름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끝내 하지 못했던 말을 마음속으로 건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다시 일상을 걷게 된다.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유는 단 하나다. 아직, 지나오지 못한 시간이 마음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주희_제13회 《문학의 봄》 수필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엄마〉 편의 원작자로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해왔다.
읽는 이의 마음에 조용히 머물러, 각자의 계절 속에서도 다시 꽃이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