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해를 '한정수의 아내'로 살아온 윤세령. 56세의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 강남 대치동의 완벽한 47평 아파트, 무채색 옷장 가득한 사모님의 옷들, 30년간 단 한 번도 자기 이름으로 가져본 적 없는 통장. 정수의 은퇴 만찬에서 박수를 치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세령은 깨닫는다. 자신은 이 집의 가구였다는 것을.
청평 호숫가의 작은 카페, 느린 손으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도윤을 만나면서 세령의 30년이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옷장 깊숙이 숨겨둔 30년 전 첫사랑 재혁의 편지, 그 편지의 두 번째 장에 적힌 충격적인 진실, 남편 서재의 잠긴 서랍 속 서류들.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누군가의 인생 위에 세워진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 세령은,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기 시작한다.
『빛나는 잔해』는 무덤까지 가져갈 줄 알았던 침묵을 깨고 자기 이름을 되찾아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깨진 거울 조각이 온전한 거울보다 더 많은 빛을 만들어내듯, 무너진 삶의 잔해 위에서 비로소 빛나기 시작하는 한 사람의 재탄생을 그린다. 커피 한 잔, 팔천 원짜리 거울, 여섯 평 원룸 — 가장 작은 것들 안에서 가장 선명한 자기를 발견하는 56세 여자의 찬란한 불륜과 더 찬란한 독립.
프롤로그
제1부 — 완벽한 집
제1화 — 박수 제2화 — 거울 속의 여자 제3화 — 가구 제4화 — 편지를 읽던 날들
제2부 — 물 위의 불
제5화 — 죽은 사람 같은 너 제6화 — 호숫가 제7화 — 별장의 밤 제8화 — 아침 커피 제9화 — 소현의 전화
제3부 — 선
제10화 — 다시, 청평 제11화 — 손끝 제12화 — 빗소리 제13화 — 불 제14화 — 갈증 제15화 — 열 제16화 — 선을 넘다
제4부 — 중독
제17화 — 드리퍼 제18화 — 독 제19화 — 딸
제5부 — 폭발
제20화 — 서류 제21화 — 뇌관 제22화 — 폭발 제23화 — 대면 제24화 — 소현의 고백 제25화 — 편지의 끝 제26화 — 재
제6부 — 빛나는 잔해
제27화 — 원룸 제28화 — 보일러 제29화 — 서아의 방문 제30화 — 도윤 제31화 — 거울 제32화 — 빛나는 잔해
에필로그 — 일 년 후의 아침
작가의 말
소설가 지망생 이O우
"불륜 소설이 아니다. 이것은 자기 이름을 잃어버린 한 여자가 56년 만에 자기 이름을 다시 부르게 되는, 가장 조용하고 가장 격렬한 독립 선언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한참 동안 거울 앞에 서 있었다."
A문학 유튜버
"강남 사모님의 완벽한 미소 뒤에 숨겨진 균열, 잠긴 서랍 속 서류, 코트 주머니 안의 30년 된 편지. 디테일 하나하나가 칼처럼 정확하다. 김원곤의 문장은 느리지만 깊다. 도윤이 커피를 내리는 손처럼."
B독서모임 회원 박OO(56세)
"여섯 평 원룸의 보일러 소리, 팔천 원짜리 거울, 냄비 뚜껑에 따른 커피 한 잔. 이 작은 것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다시 세우는지 보여주는 책. 56세의 새 출발이 이렇게 찬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30년간 대한민국 중산층 가정의 안과 밖을 지켜본 사람이다. 강남이라는 특수한 생태계 안에서 '완벽한 삶'을 연기하는 사람들, 그 연기 뒤에 숨겨진 욕망과 균열에 오래 관심을 가져왔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이대로 괜찮은가. 이것이 내 삶인가. 이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아름답고, 잔인하고, 그래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삼신(三神)』, 『인간의 기준』에 이은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