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미의 전설을 동화로 엮으며 제가 가장 오래 붙든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 말입니다. 전설 속의 숲은 언제나 듣고 있지만, 언제나 응답하지는 않습니다. 응답은 보상이 아니라, 관계가 돌아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숲이 인간의 이름을 배운 날
숲이 숨긴 북
사슴이 사냥꾼들 앞에서 걷는 이유
강이 부른 여인
불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닫히지 않던 그물
첫 길을 기억하던 거북이
한걸음 물러섰던 숲
발자국 없이 걷던 아이
숲이 한 번 응답했던 때
이원우 (Lee Wonoo) 는 전설과 신화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어린이 동화와 청소년 철학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글을 쓰고 있다. 피그미의 전설 (The Legend of the Pygmy) 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부템보 인근 숲에서 살고 있는 피그미 인들의 설화를 배경으로, 이름 · 소리 · 도구 · 기억 · 감사 같은 작은 태도들이 어떻게 세계를 지탱하는지 전설의 형식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앞으로도 여러 구전 전설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문화의 숨결을 존중하는 서사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